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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과 김범수 의장, 사진 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카카오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 규제 적용이 시작

드디어 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9월 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금소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3월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려면 금융위원회에 금융상품 판매 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그동안 금융 플랫폼은 금융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광고’라고 주장하며 금융 규제를 피해왔다. 그러나 상당수의 소비자는 이런 상품 소개를 단순 광고라고 보지 않고, 카카오페이가 운영하는 금융 상품이라고 착각했다. 카카오페이에서도 이들에서 나오는 수익을 수수료 매출로 잡고 있다. 단순한 광고 매출이 아니다.

 

규제 쓰나미, 여론은 규제 찬성

금융 규제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치권이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공론화했고,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를 시작했다.

 

그간 네이버, 카카오 같은 플랫폼은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카카오는 전국민이 사용하는(2021년 2분기 기준 활성 사용자 약 4600만 명)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뱅크, 페이, 선물하기와 같은 커머스, 웹툰, 뮤직, 티비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카카오 매출현황, 출처: IR

 

카카오 계열사는 160여 개에 이르며, 이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시장을 독점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여론은 규제를 찬성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51%가 빅테크에 대한 규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지는 주가, 사라진 시총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외국인들이 네이버, 카카오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공매도도 극성을 부렸다. 15만원 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9월 14일 현재 12만원도 깨졌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 게임즈의 주가도 떨어졌다. 9월 14일 기준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가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 보름간 3사의 시총은 약 23조 정도 사라졌다.

 

카카오 주가, 출처: 네이버 증권

 

카카오페이 수익 모델 사라져

지난 글에서 살펴봤듯이 카카오페이 같은 금융 플랫폼은 금융 상품 소개로 수수료 수입을 얻고 있다. 2020년 기준 금융 서비스에서 창출되는 카카오페이의 매출은 전체의 22%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번 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여러 금융 상품을 폐지하거나 개편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 보험료 비교와 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펀드 소개는 개편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카카오 페이의 주요 수익원이 축소되는 건 불가피하다.

카카오페이 매출 현황, 출처: DART

 

빅테크 규제는 세계적 추세

빅테크 규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중국 등에서도 빅테크에 대한 칼날을 뽑아 들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플랫폼의 전환을 촉진했고, 다른 산업 기반이 무너졌음에도 플랫폼 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따라서 이번 규제는 플랫폼 기업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빈부격차에 대한 여론 눈치보기의 결과이다. 이를 핑계로 플랫폼 기업에게 세수를 늘리고, 개인정보를 확보하고자 하는 국가도 있다.

 

상장 앞둔 카카오페이 미래는?

카카오페이는 10월 초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규제 시행은 공모주 흥행을 가로막을 것이다. 공모주 균등 분배도 ‘악마의 눈물’로 보일 수 있다. 수익 모델도 불투명해졌으며, 결국 규제의 틀 안에 있는 작은 회사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도 의문이 생겼다. 지금으로서는 공모주가 따상은 커녕 흥행 조차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페이 상장! 카카오 공모주 흥행 신화 이어갈까?

 

카카오페이 상장! 카카오 공모주 흥행 신화 이어갈까?

진짜 금융 플랫폼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이다. 2014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결제에서 시작해 현

moku-society.tistory.com

 

그러나 빅테크가 시장을 장악하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사람들은 이미 손 안의 세상에 익숙해졌고, 조금의 귀찮음도 용납할 수 없게 되었다. 카카오는 잠금효과로 우리들을 묶어두고 있다. 이번 조치로 카카오페이는 대규모 개편을 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다시 금융 상품을 소개할 것이다. 정식 금융상품 중개업자가 되든, 더욱 정교화된 광고를 적용하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하나의 화면에서 금융상품을 한꺼번에 보여줄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카카오페이의 미래는 그다지 어둡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상장 초기에는 진흙탕을 낮은 포복으로 지나가는 시간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카카오·네이버 금융 플랫폼에서 펀드·연금 등 추천판매 못한다(조선비즈)
'금융위 엄포'에 카카오페이 사업 개편…보험 판매 잠정중단(한국경제)
카카오 ‘3형제’… 시총 23조 증발(동아일보)
"플랫폼 규제…카카오에 리스크 더 큰 이유는"(이데일리)
전방위 압박에 카카오 ‘백기’… 주중 발표할 상생안에 뭐가 담길까(조선비즈)
네이버·카카오 규제에 국민 51% 찬성(조선비즈)
"독점 반대" 테크래시 전세계 번지지만…中 노림수는 다르다(중앙일보)

 

 

이 글은 공표된 자료를 근거하여 작성했으며, 특정 기업 및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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