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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남양유업 홈페이지

우량아 선발 대회, 무차입 경영

남양유업은 분유 및 유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기업으로 1964년에 설립됐다. 1967년 국내 최초로 조제분유를 출시했고, ‘우량아 선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는 분유 이외에도 맛있는 우유, 아인슈타인, 프렌치 카페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갖고 있다.

사진출처: 남양유업 홈페이지

 

분유 생산 기업답게 사내에서 모성보호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2020년에는 ESG 평가등급 ‘B’ 등급을 받았다. 학교 우유 급식의 3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이며, 외환위기 이후에는 부채비율 0%인 ‘무차입 경영’을 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남양유업은 꽤 괜찮은 기업 같다. 그러나… 막장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망해도 싸다!

남양유업은 끊임없이 스캔들에 시달렸다. 2013년 일명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이 있었다.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하면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관행이 발각됐다. 이런 갑질이 직원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기업에 만연한 실상임이 밝혀지면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분유 제조회사로 모성보호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직원이 결혼, 임신, 출산을 했을 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남양유업이 주장하는 보성보호제도, 사진출처: 남양유업 홈페이지

 

내우외환이라 했던가. 마약, 절도 등 온갖 범죄와 연루된 황하나 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란 이름으로 매스컴에서 다뤄졌다. 회사 경영과는 관계없는데도 황하나씨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을 백안시했다. 그렇다고 오너 일가가 완전히 청렴결백하고, 억울하기만 한 건 아니다. 홍원식 회장은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라고 직접 지시했다.

남양유업 매출 하락세, 사진출처: DART

 

 

계속되는 악재에 연매출은 1조원이 무너졌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결국 자살골이 됐다. 올해 4월에는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이었다. 코로나 특효약인 줄 알고 불가리스 사재기를 하고 주가를 띄웠던 민심이 순식간에 주가 폭락과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식약처도 남양유업을 광고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지는 악재에 결국 홍원식 회장은 큰 결심을 했다. 오너일가가 가진 회사 지분 약 53%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3107억 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온갖 사건사고를 일으키던 오너 일가가 물러난다는 소식에 남양유업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한다.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 지분 53%를 넘기고 받기로 한 3107억 원은 남양유업이 가진 유형자산의 장부 가격 3600억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가격이다. 상당히 급하게 헐값에 넘긴 모양새다. 이에 오너 일가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매각은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홍 회장 측은 계약 조건을 문제 삼아 매각을 취소하려 하고 있고, 이에 한앤컴퍼니 측은 소송을 제기했다. 9월 14일에 있었던 임시주총에서도 한앤컴퍼니가 지명한 이사진 선임을 부결하고, 여전히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를 차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재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은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소송 때문에 지분 매각도 쉽지 않을 텐데 이미 시장에서(제품 소매 시장이든 M&A 시장이든) 남양유업은 신뢰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이다.

 

 

널뛰는 주가… 아직도 바닥이 아니다!

남양유업 주가, 사진출처: 네이버 증권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 관련 심포지엄으로 불가리스 사재기가 일어났을 때, 오너 일가 지분 매각이 발표됐을 때는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코로나 사기극이 발각되고, 매각이 번복됐을 때는 하한가에 가깝게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2년 간의 주가를 살펴보면 남양유업의 주가는 하락 추세다. 물론 매각 계약 효력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오너 일가가 결국 물러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상한가에 갈 수도 있다. 그 전에는 초단타용 주식일 뿐 장기적으로는 하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회사 주인이 바뀐다고 해도, 오랜 기간 갑질과 표리부동으로 점철된 회사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면 남양유업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없다. 창업주는 가난한 한국 아이들을 위해 유제품을 만들었을지 모르겠지만 그가 남긴 자손과 회사는 한국 사회에 막장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자료>
불가리스 논란부터 매각 불발까지…"남양유업 어디서 잘못됐나"(뉴스1)
남양유업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오너 리스크의 끝판왕'(머니투데이)
남양유업은 왜 몰락했나 (한국경제TV)
검찰 "남양유업 경쟁사 비방댓글, 홍원식 회장 지시였다"(뉴시스)
남양유업 ‘매각 철회’ 또 기정사실화… 임시주총서 한앤컴퍼니 이사진 선임 부결(국민일보)
‘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사모펀드에 팔린다... 인수가 3107억(조선일보)

 

이 글은 공표된 자료를 근거하여 작성했으며, 특정 기업 및 종목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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